론 클레인 비서실장
다음 달 8일 만 60세 생일을 맞는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이 ‘권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측근인 클레인 실장의 60세 생일 파티가 어떤 규모로 열리는지, 누가 초청될지를 두고 워싱턴 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울 정도로 바이든 행정부를 좌우하는 실세라는 것이다.
클레인 실장의 생일 파티가 주목받는 것은 2011년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시 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클레인은 만 50세가 되던 그해 여름 메릴랜드주의 한 농장에서 화려한 생일 파티를 열었는데 오바마 행정부의 명사들을 포함해 수백 명이 모였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바이든 행정부의 동향에 신경 쓰는 이들은 코로나 상황에서도 그의 60세 생일 파티 계획에 주목하고 있다. NYT는 “일부는 백악관의 지인들에게 ‘축하 파티를 준비 중이냐. 초청장이 이미 발송됐냐'고 물었다”고 보도했다. 또 그의 생일 파티를 둘러싼 소동은 클레인이 “최근 들어 가장 영향력 있는 백악관 비서실장이란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했다. 임기도 짧고 영향력도 제한적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들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백악관 안팎에서 모두 클레인을 “행정부 활동의 필수적 지휘자, 대통령의 대리인”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반대파에서도 그를 “전능하지만 선출되지 않은 급진적 자유주의 의제의 조정자”로 여기고 공화당원들은 그를 “클레인 총리”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클레인은 지난달 한 인터뷰에서 “나는 (백악관) 직원일 뿐 총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클레인은 보통 새벽 6시 전에 일어나서 오전 7시 30분이면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 근처 사무실로 출근한다. 아침 나절에 여러 백악관 회의를 주재한 뒤 바이든 대통령이 일일 정보 브리핑을 받는 오전 9시 30분쯤엔 대통령 집무실로 가서 배석한다.
하지만 클레인이 바이든 대통령의 국내외 일정에 동행하는 일은 드물다고 한다. 주로 사무실에서 회의와 전화 통화를 이어가며 정책 결정과 위기 대응을 위한 전략을 세운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의회 관계도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 신문에 “그(클레인)와 매일 얘기하고 서로의 문장을 대신 완성해 줄 수 있다. 만약 까다로운 문제가 있으면 나는 그에게 전화한다”고 말했다.
클레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 법사위원장이던 시절 그의 선임 보좌관으로 일했다. 2009년 바이든이 부통령에 취임한 후에는 비서실장으로 활동하며 신뢰를 쌓았다. 클레인은 주로 어두워진 뒤에야 메릴랜드주 셰비체이스에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 다국적 대형 로펌 ‘오멜버니 앤드 마이어스'에서 근무하던 시절 번 돈으로 구입한 커다란 저택인데,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브렛 캐버노 대법관이 이웃이다.
워싱턴=김진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