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진
| 조선일보 애틀랜타 주필 |
드디어 윤석열 당선인이 10일 취임식을 갖고 제20대 대통령의 업무를 시작한다.
지금 압도적인 다수 한국인들이 깊은 안도의 한숨을 내 쉬고 있다. 상대방인 민주당과의 표차가 불과 0.7%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까딱하면 반대로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될 뻔했던 것이다.
혹시나 그렇게 될까 모두 잠도 못 자고 걱정했던 것이 사실이다.
두 후보의 인물 비교 같은 것이 문제가 된 것이 아니다. 이번에 또다시 문재인 패거리들이 연속 집권하게 되면 눈 깜짝할 사이에 대한민국이 지구 상에서 사라질 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던 것이다.
문재인은 끝까지 북한에 대한 ‘종전(終戰)선언’책략을 미친듯이 밀어붙였다. 말은 그럴싸하게 “아무런 의도가 아니고, 오직 북한과 대화의 길을 트겠다는 것일 뿐”이라고 역설(力說)했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일단 종전선언만 선포되면 바로 다음 날에라도 주한 미군의 철수를 요청할 가능성이 트인다는 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6.25전쟁이 종전선언으로 완전히 끝났는데 미군이 계속 주둔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하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군 주둔비를 엄청 더 올리지 않으면 미군을 빼겠다고 까지 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만약 미군이 철수한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미군이 철수하기가 무섭게 삽시간에 북한은 전광석화(電光石火)와 같이 남한을 점령하고 만다. 그러고는 남한을 수십만, 아니, 수 백 만 명이 흘리는 피의 바다로 만들고 말 번 한 것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가 아직도 남아 있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의 약 30%가 공산 독재 정권인 북한을 지지하고 남한에서도 사회주의적 좌파 정권의 재생(再生)을 바라고 있다는 사실이다.
마르크스, 레닌에 의해 창시된 유물론(唯物論)에 입각한 사회, 공산주의는 근 2백 년 전의 세계에서나 통용된 케케묵은 잠꼬대에 불과한 데, 21세기의 새 시대에 한국의 중, 청년층의 일부에 의해 신주(神主)처럼 모셔지고 있다는데 놀랄 뿐이다.
그들이 믿는 좌파 사상이 얼마나 시대착오(時代錯誤)적인가에 대해서는 단 한 가지 사실만 가지고도 알 수 있다. 그것은 지구상의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 현상이다. 마르크스, 레닌이 살던 1800년대의 지구 인구는 많이 잡아야 10억 명을 넘지 못했다. 그런데 21세기의 초반(初盤)인 지금은 80 억 명에 거의 도달했다. 앞으로 20~30년 내에는 드디어 100 억 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인구 폭발 현상은 반세기 전 부터 많은 학자나 선각자들에 의해 경종(警鐘)이 울려 져 왔다.
필자는 지금으로부터 52년 전인 1970년,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로 있으면서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 청강생 자격으로 초대되어 반 년 동안 연수(硏修)활동을 한 일이 있다.
이 때 한 교수는 인류 인구의 폭발 문제에 관한 강의를 통해 처음으로 필자를 크게 경악(驚愕)시켰다. 그에 의하면 당시 지구 인구는 약 40 억 명이지만 수십 년 내에 곧 50 억 명에 달하게 된다. 그런데 인류는 그 당시 상태로는 이 마(魔)의 50 억 인구를 지탱할 능력이 전혀 없기 때문에 자칫 지구의 종말을 고할 비극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지구 종말을 피하기 위해서는 전 인류가 한 덩어리가 되어 상호 협력을 해야 하는데 그 때는 마침 미국과 소련이 거의 생사를 건 패권 다툼을 하고 있는 때라 아무런 방도(方途)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고 20년의 세월이 흘러 1990년에 세계 인구가 53 억 명이 되었다. 그런데 지구는 큰 탈 없이 잘 넘어 갔다.
어떻게 된 것일까?
그 동안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자유민주주의 국가 들은 인간의 창조력을 극도로 조장(助長)시키고, 각 국의 대기업들은 전 세계적인 경제 협력권(圈)을 형성하여 상호상조(相互相助)함으로써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소련은 시대착오적인 사상의 껍질 속에 갇혀 미국과 무장(武裝) 경쟁에만 전념하다가 견디지 못하고 결국 1990년 붕괴하고 말았다. 미국도 소련의 붕괴로 그들과의 군비(軍備) 경쟁의 부담에서 벗어 날 수가 있었는데 이것이 결국 인류가 마의 50억명 선을 무사히 돌파하게 된 큰 요인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세게는 숨을 돌리기도 전에 이번에는 그 보다 더 위험한 장벽인 100 억명 시대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인류의 대 장정(長征)에 또 다시 커다란 장애물이 등장했다.
다름 아닌 소련의 후예(後裔)인 푸틴의 러시아이다.
푸틴은 지난 1999년 러시아의 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집권한 초기에는 자유민주주의를 칭송하고 EU(유럽연합)에 가입할 뜻이 있는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20 여년이 지난 지금 그는 어느 틈에 소련 제국주의자, 사회.공산주의 사상 신봉 독재자로 탈바꿈하고 드디어 우크라이나 침공이란 역사적 대 범죄까지 저지르고 말았다.
푸틴의 이 같은 ‘탈바꿈’의 원인은 여전히 수수께끼이다. 그러나 어렵게 생각할 것도 없을 것 같다.
그것은 사람의 속성(屬性)에서 나오는 자연의 산물이다.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10년 이상 권좌(權座)에 앉으면 반드시 부패하고 간신(奸臣)배에 둘러싸이게 마련이다.
그래서 중국은 덩샤오핑이 ‘누구나 10년 이상 모든 당직에 앉지 못하고 65세가 넘으면 역시 당직에서 물러나도록’ 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경제 번영을 이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시진핑이 이 같은 덩샤오핑의 유훈을 어기고 종신 집권을 굳혀가고 있어 벌써부터 중국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어가고 있다.
이 처럼 공산 독재자의 자유 기업 탄압은 그 들 자신을 망하게 할 뿐 아니라, 앞으로 100 억 명 시대를 살아가야 할 온 인류에 대한 사형 집행인이나 다를 바가 없다.
이런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역사의 교훈도 모르는 한국의 좌파들은 모두 인류 미래를 망치려는 눈뜬장님 들일 뿐이다.